기업가치 9천억 원을 만든 퓌 리브랜딩, 그 시작은 폰트?
퓌(fwee)는 2021년 런칭한 색조 브랜드로, 운영사 비나우의 매출은 2023년 1,140억 원에서 리브랜딩을 거친 2024년 2,664억 원, 2025년 3,249억 원으로 늘었고 기업가치 9,000억 원 이상을 인정받았습니다. 2024년 1월 리브랜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영문 타이포그래피입니다. 리브랜딩 전에는 기울어진 세리프와 꽃 장식이 봄 컬렉션의 로맨틱한 무드를 만들었다면, 이후에는 길고 선명한 세리프가 화면의 구조를 잡으며 패션 캠페인에 가까운 인상을 만듭니다.
2021년에 시작한 색조 브랜드가 4년 만에 9,0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달성했습니다.
리브랜딩 직전 해인 2023년, 운영사의 매출은 1,140억 원이었는데요.
리브랜딩을 거친 2024년에는 2,664억 원, 2025년에도 3,249억 원까지 뛰었습니다.
바로 브랜드 퓌 Fwee 이야기입니다.
작은 뷰티 브랜드가 성장할 때 자주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리브랜딩을 하면 로고만 바꾸면 되나요?" "패키지만 예쁘게 만들면 충분한가요?"
여기, 퓌의 사례를 보면 리브랜딩이 뭔지, 어떤 나비효과를 가져오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퓌는 로고와 컬러만 바꾼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보이는 방식을 바꿨으니까요.
이전 편에선 개괄적으로 살펴 봤다면, 이번 3부작에서는 리브랜딩 전후 상세페이지를 비교하며 그 변화를 좀 더 깊게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처음부터 끝까지 퓌만의 독특한 무드를 담당하는 영문 타이포그래피 입니다.
봄의 로맨틱 VS 선명한 뷰티 캠페인

리브랜딩 전, 2023년 블러셔 멜로우 상품의 상세페이지를 볼까요? 첫 화면 중앙에 We may love, BLUSHED HEART Collection 폰트는 제품명 강조보다는, 봄 컬렉션의 분위기를 여는 장식으로 보입니다. 부분부분 이텔릭 효과와, 획의 굵기의 차이가 리듬감을 만들어내죠. 더불어 여성스럽고, 약간은 손글씨처럼 느껴지는 로맨틱한 인상입니다.
색 이름을 보여주는 화면도 비슷합니다. 08 Icy Heart라는 이름은 제품의 기능보다 색의 감정부터 떠올리게 하는데요. 이 무드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브랜드 전체의 시스템이라기보다는 특정 시즌의 감성을 불어일으킵니다. 무드가 선명한 만큼 '클리셰'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죠.
리브랜딩 이후 퓌의 영문 타이포그래피는 어떨까요?
2024년 3D 체인징 글로스나 2026년 멜로우 듀얼 블러셔 상세페이지의 텍스트는 크기가 더 커지고, 획의 굵고 얇은 대비가 더 선명해졌습니다. 글자 폭은 좁고 세로선은 길게 서 있어서, 화면 안에서 기둥처럼 중심을 잡습니다. 이텔릭처럼 기울어져 있어도, 예전처럼 손글씨나 편지 같은 감성 무드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존엔 봄 컬렉션의 초대장 같았다면, 리브랜딩 후는 패션 매거진의 타이틀이나 뷰티 캠페인 키비주얼 느낌을 내고 있죠. 사랑스러운 색조 브랜드가 아니라, 자기만의 룩을 계속 만들어내는 색조 브랜드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특유의 키치한 귀여움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귀여움을 보여주는 방식이 세련되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핑크톤을 써도, 폰트 하나로 전달하는 무드가 달라집니다. 퓌는 리브랜딩 이후 글자를 통해 더 성숙하고, 더 에디토리얼하고, 조금 더 자기주장이 강한 글로벌한 인상을 만듭니다.
글자가 제품을 표현하는 오브제가 된다

보통 상세페이지에서 폰트와 타이포그래피는 디자인을 보조하는 역할입니다.
그런데 리브랜딩 후 퓌의 상세페이지에서는 보조가 아니라 메인이 되는데요. 제품 사진, 발색 컷, 컬러칩 옆에 크게 배치되며 아이콘과 같은 그래픽 요소처럼 보입니다.
Cool Moment 화면을 보면 파란 배경 위에 커다란 영문이 놓이고, 입술과 볼 클로즈업이 둥근 형태로 배치됩니다. 자칫 평범할 수 있는 디자인은, 폰트로 인해 감도 높은 패션 잡지의 하나의 콜라주 에디토리얼 디자인처럼 보입니다.
Color Shade 화면을 보면, 컬러맵 안에 Vanilla, My, Without, Vanilla Sorbet 같은 색상명이 들어가죠. 이때 컬러의 이름들 하나하나가, 단순히 색상을 호명하는 기능뿐 아니라 화면 자체를 감각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오브제가 됩니다.
이게 색조 브랜드에서는 중요합니다. 고객이 색조 상품에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어떤 색상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오늘 어떤 얼굴로 보이고 싶은지, 어떤 분위기를 가져가고 싶은지 욕망에 맞는 무드를 구매하기 때문이죠.
퓌는 그 감각을 무엇보다 폰트로 먼저 보여줍니다. 텍스트가 보조하는 위치에 머무는 게 아니라, 하나의 '디자인' 안으로 들어와 제품과 어우러져 보이죠. 그래서 퓌의 영문 타이포는 제품과 색을 설명하는 텍스트가 아니라, 제품과 색을 고르는 무드를 만드는 장치가 됩니다.
큐티함=유치함, 촌스러움? 세련되게 귀여워 보이는 법

리브랜딩 전에는, 텍스트를 포함한 화면 전체가 달콤한 무드로 일색이었습니다. 이 방식은 일관성 있고 비용효율적이지만, 제품이 늘어나고 브랜드가 커질수록 이미지가 고착화되죠. 심지어 브랜드가 어린 인상으로 굳어질 수 있습니다.
리브랜딩 후의 바뀐 폰트는 이 '큐티함'을 한 번 필터링해줍니다. 폰트의 굵고 얇은 획 대비는 장식적이지만, 동시에 날카롭고 정제된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화면 전체적 구성은 여전히 귀여움이 느껴지지만, 단순히 달콤하거나 어린 인상만을 주지 않습니다.
패션 매거진의 제목을 떠올려보세요. 글자 자체는 아름답고 장식적이지만, 약간 차갑고, 또렷하고, 자기주장이 있죠. 퓌는 그 느낌을 상세페이지 안으로 가져와 이미지와 레이아웃 위에 얹습니다. 폰트가 귀여운 컬러톤과 요소들이 유치해 보이지 않도록 화면의 온도를 조절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퓌의 상세페이지는 리브랜딩 후 한층 더 패션 및 뷰티 캠페인처럼 보입니다.
내 브랜드에 적용한다면

퓌의 리브랜딩 사례에서 가져갈 것은 특정 폰트를 똑같이 카피하는 게 아닙니다.
봐야 할 것은 폰트가 만드는 무드의 방향입니다.
퓌는 리브랜딩 전에도 충분히 미감 있는 브랜드였습니다. 하지만 리브랜딩 후에는 단순히 귀여운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브랜드의 개성이 또렷하게 보이죠. 길고 선명한 영문 타이포가 들어오면서, 화면은 달콤함을 유지하면서도 더 에디토리얼하게 보입니다.
이 차이는 지금과 같이 여러 브랜드가 경쟁하는 시장에서, 작은 브랜드에게 중요합니다. 귀여움을 어필한다고 모든 글자가 둥글고 말랑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감성적인 브랜드라고 해서 손글씨 무드를 보일 필요도 없죠. 오히려 브랜드가 성장하려면, 내가 가진 무드를 그대로 밀어붙일지, 더 성숙하게, 혹은 특징적으로 보이게 할지 정해야 합니다. 그 결정을 가장 빠르게 보여주는 요소 중 하나가 폰트입니다.
그래서 리브랜딩을 준비한다면 폰트를 고를 때 "예쁜가?"보다 먼저 우리 브랜드를 더 어려 보이게 하는지, 더 성숙하게 하는지. 더 친근하게 하는지, 더 낯설고 감각적으로 보이게 하는지. 그리고 그 무드를 제품이 바뀌어도 계속 반복될 수 있는지를 따져보아야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퓌가 리브랜딩 이후 컬러톤과 디자인 무드를 어떻게 가져가는지 보겠습니다. 퓌처럼 브랜드의 무드를 상세페이지 안에서 어떻게 반복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면, 카카오톡 채널로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퓌(fwee)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2021년 5월 런칭한 색조 메이크업 브랜드로, 스킨케어 브랜드 넘버즈인 등을 함께 운영하는 (주)비나우의 브랜드입니다. 운영사 매출은 2023년 1,140억 원에서 2024년 2,664억 원, 2025년 3,249억 원으로 늘었고, 2025년 CJ온스타일의 구주 인수 거래에서 기업가치 9,000억 원 이상을 인정받았습니다. 미국 얼타뷰티 401개 매장에 입점했고 뉴욕 소호에 플래그십을 열었습니다.
퓌는 언제 리브랜딩을 했나요?
2024년 1월입니다. 로고와 컬러를 포함해 브랜드가 보이는 방식 전반을 바꿨습니다. 매출이 크게 뛴 시점과 겹치지만, 리브랜딩만의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기간 채널 확장과 해외 진출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리브랜딩 전후 영문 타이포그래피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리브랜딩 전에는 기울어진 세리프와 꽃 장식이 어우러져 봄 컬렉션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후에는 글자 크기가 커지고 획의 굵고 얇은 대비가 선명해졌으며, 폭이 좁고 세로로 긴 형태가 화면의 중심을 잡습니다. 패션 매거진 타이틀이나 뷰티 캠페인 키비주얼에 가까운 인상입니다.
색조 브랜드에서 폰트가 왜 중요한가요?
고객이 색조 제품에서 기대하는 것은 특정 색상 자체보다 오늘 어떤 분위기로 보이고 싶은지에 가깝습니다. 퓌의 상세페이지에서 색상명은 단순한 옵션 표기가 아니라 화면을 감각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그래픽 요소로 작동하며, 색을 고르는 행위를 무드를 고르는 경험으로 만듭니다.
우리 브랜드도 리브랜딩을 준비 중인데 폰트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요?
"예쁜가"보다 먼저 그 폰트가 브랜드를 더 어려 보이게 하는지 성숙해 보이게 하는지, 친근하게 하는지 낯설고 감각적으로 보이게 하는지를 따져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그 무드가 제품이 바뀌어도 반복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어떤 방향으로 잡을지 판단이 어려우시면 상담을 통해 함께 정리해 드릴 수 있습니다.